참 작다 하여도,
산골짝 깊은 곳에서 이름 없는 꽃으로 피었다 진다 하여도
그래도 그 향내 대기에 뿜어
바람따라 지구를 왜 아니 돌았겠뇨
그 향기 흐르는 물에 묻어 하늘로 기화하지 않았겠느뇨
구름을 만들고 비로 뚝뚝 떨어져
내 너의 마른 대지의 가슴을 읽었노라
촉촉히 눈물 뿌려 다독이고 보듬어 품어내지 않았겠으료
참 작다 이름없다 하여도
세상에 피었다 지는 일,
참으로 고귀한 일
거룩한 일
꽃에게나 사람에게나